신명기 3:23-28
23 그 때에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기를
24 주 여호와여 주께서 주의 크심과 주의 권능을 주의 종에게 나타내시기를 시작하셨사오니 천지간에 어떤 신이 능히 주께서 행하신 일 곧 주의 큰 능력으로 행하신 일 같이 행할 수 있으리이까
25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쪽에 있는 아름다운 땅,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 하되
26 여호와께서 너희 때문에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
27 너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고 네 눈으로 그 땅을 바라보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할 것임이니라
28 너는 여호수아에게 명령하고 그를 담대하게 하며 그를 강하게 하라 그는 이 백성을 거느리고 건너가서 네가 볼 땅을 그들이 기업으로 얻게 하리라 하셨느니라
헤스본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을 물리친 후 그들의 땅을 기업으로 분배하는 일까지 마친 모세는 흥분해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. "하나님, 전에 제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던 말씀을 철회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? 저도 가나안 땅에 정말 들어가고 싶습니다!" 아마도 모세는 광야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순종하는 하나님의 백성답게 세워진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고 완전히 새로운 세대가 되었으니 옛 세대에게 노하신 하나님의 진노가 끝났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.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. "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!"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최후의 명령을 내리십니다. "비스가 산 꼭대기에서 눈으로만 가나안 땅을 보아라. 그리고 여호수아가 네 뒤를 이어 백성의 지도자가 되게 해라."
하나님께서 지도자에게 비전을 보게 하십니다. 그리고 그 비전을 선포하고, 그 비전을 따르는 자들을 인도하게 하십니다. 그러나 그 비전을 완전히 이루며 누리는 것은 그 지도자의 몫일 수도 있고, 그 다음 지도자의 사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. 하나님께서 비전을 보여주셨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누리는 것까지 허락하셔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. 비전을 봤다고 해서 반드시 그 비전의 열매를 누리는 것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법칙도 없습니다. 우리는 그저 지금 이 순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은혜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. 광야에서 매일 새롭게 내리는 만나를 먹으며 살았듯이, 하나님께서 매일 새롭게 베푸시는 은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믿음의 삶입니다.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아모리인들과 어떻게 싸워 이길 수 있는지, 그들의 땅을 차지한 후 어떻게 기업으로 분배해서 나눠줄 수 있는지를 완전히 경험시켜 주셨습니다. 가나안 점령의 선행학습을 한 것입니다. 이제 모세의 사명은 그 일을 끝까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호수아와 다음 세대의 백성에게 온전히 넘겨주는 것입니다.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데까지 나아가는 순종의 훈련에서 모세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.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사명이 무엇인지, 어디까지인지, 매 순간 물어보며 바로 그 자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.